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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기사 2022년 3회 후기, 군대에서 자격증 공부하기

여영클 2024. 2. 28. 22:23

2022년 12월 17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포스트를 이전한 글입니다.

필기 후기는 여기

https://cloudwithbass.tistory.com/2

 

훈련하다 다친 것도 아니고 팔씨름하다 상완골이 부러져서 수술, 치료, 재활하느라 후기 쓰는 게 늦었다. 골절 사고가 나고 거의 1달 넘게 지난 지금은 운동 같이 힘 쓰는 행동 빼면 다 가능하다.

님들은 뼈 만져보고 얇다 싶으면 팔씨름하지 마세요.. 저도 이게 부러질 줄 몰랐음

 

 

 

가채점으론 확실히 맞은 문제만 60점이라서 하나라도 실수했다면 불합격이란 생각에 불안해 했었는데 부분 점수 11점을 받아 총 71점으로 합격했다. 부분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것 같다.

 

필기 + 실기 총 공부 기간이 올해 4월부터 10월이다.

7개월 동안 공부하면서, 이거 공부할 시간에 다른 걸 공부하는게 이득일 것 같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서 떨어지면 그냥 포기하려고했었다.

 

그 이유는

1. 이 시험은 암기 시험이다.

 

이해가 필요한 코딩 부분은 기초 수준으로 나온다. 자바는 객체지향언어 특성 알면 되고, C는 포인터랑 배열 알면 거의 다 풀리는 정도다. 파이썬과 SQL도 비슷한 수준이다.

 

내 생각에 암기 시험은 벼락치기로 바짝 공부하는 게 효율적이다. 하지만 군대는 공부하러 오는 곳이 아니니까 당연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벼락치기로 바짝 공부하는 게 불가능하다.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개인정비시간에도 공부를 할 수 있긴 하지만, 하루 중 유일하게 휴대폰 사용 가능한 시간에까지 공부하긴 쉽지 않을 거다.

아무튼, 그래서 광범위한 분량을 조금씩 매일 공부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오래전에 공부했던 부분은 당연히 까먹고, 이미 공부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군대에서 공부하기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2. 암기 시험인데 지엽적인 문제까지 빈출된다.

 

정처기 참고서는 크게 수제비와 시나공으로 나뉜다. 나는 수제비로 공부해서 시나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수제비에는 기출에 한 번도 출제되지 않던 내용들까지 상세하게 써 있다. 그래서 책이 총 880페이지고, 이 분량이 너무 부담됐다. 시험에 지엽적인 문제가 꾸준히 출제되니 출판사 입장에선 그냥 출제될 건덕지 있는 내용은 책에 다 넣은 느낌이다. 아무튼 그래서 '아 이런것까지 외워야 하나? 이거 외울 시간에 빈출되는 문제를 외우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면서도, 내가 외우지 않은 지엽적인 개념이 출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받고, 공부 내용이 지엽적이라 내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그 와중에 책 분량 한참 남은 걸 보면 진짜 공부하기 싫어진다.

 

3.자격증의 전문성이 없다.

 

당장 구글에 '정보처리기사 쓸모'만 검색해 봐도 쓸모없다는 글이 수두룩하다. 당연하다. 이쪽 분야에선 자격증보단 실력이 우선이기도 하고, 이 자격증의 공부 내용부터가 되게 쓸모없다. 깊게 들어가는 내용 하나 없이 전부 겉핥기 식이다.

 

그럼에도 정처기를 준비한 이유는

 

1. 싸지방(컴퓨터)을 못 써서

 

입대하기 전에는 군대에서 알고리즘을 공부하려고 했었다. 알고리즘 공부에는 컴퓨터가 필요한데, 연등 시간엔 항상 선임병들이 컴퓨터를 다 차지했었다.

 

아무리 요즘 군대가 좋아졌다곤 해도 군대는 군대다. 이제 막 전입온 후임병이, 선임병들이 항상 쓰던 컴퓨터 자리를 차지할 순 없다.

 

그래서 컴퓨터 없이 뭘 공부할 수 있을까 하다가 나온 게

토익, 학과 공부, 정처기였는데 그 중 정처기 공부를 선택했다.

 

학과 공부는 어차피 까먹을 것 같았고 토익은 연등 시간에 LC 공부가 불가능하다. 반면 정처기는 내용을 까먹어도 취득한 기록이 남고, 책으로만 공부하니 연등 시간에 공부할 수 있다.

 

2. 정처기를 따서 나쁠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정처기 쓸모가 있건 없건, 어쨌든 국가공인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따놓으면 언젠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나중에 실무 경험을 10년 쌓으면 기술사가 될 수도 있고, 특히 정부와 관련된 집단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정부 사업에서 정처기가 있으면 가산점을 준다고도 하고, 어떤 공무원에 지원할 때도 가산점을 받거나 정처기가 응시 조건이 되기도 한다(나무위키 피셜). 내 직속 간부님들도 복무하며 여러 자격증 공부를 한다. 군대도 정부와 관련되어 있으니 추측이지만 아마 진급이나 인사 이동에서 가산점을 주는 것 같다.

 

쓸모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땄던 리눅스 마스터 2급 자격증이 내가 꿀보직에 올 수 있게 도움이 됐듯이 정처기도 언젠가 내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4월, 일병 1호봉에 처음 정처기 준비를 시작할 때 '와 이거 실기 시험 볼 때 쯤이면 내가 상병이라니.. 그 날이 진짜 올까?' 생각했었는데 벌써 상병 3호봉이다. 여전히 전역은 한참 남았지만 이젠 선임이 얼마 남지 않아 눈치볼 사람도 없고, 연등 시간에 싸지방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짬이 됐다. 일병 시절에 남들 몰래 군복에 상병 약장 달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으며 좋아했던 게 갑자기 생각난다 ㅋㅋ..

 

다행히 요새는 시간이 나름 잘 간다. 상병 초~중반엔 군생활이 롤러코스터 처럼 빠르게 간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이제 남은 200일 동안은 알고리즘을 공부하려고 한다. 복학 후에 전필 강의로 알고리즘을 수강해야하기도 하고, 졸작 팀원 구할 때 어필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취업 준비할 때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마치며

혹시라도 군대에서 정처기 준비하려는 분 계시면 웬만하면 다른 공부 하시고, 저처럼 다른 공부할 여건이 안 되시거나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 등 정처기를 취득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분이시라면 취득하길 추천드립니다. 합격률이 20% 근처로 낮은 편이지만 그정도로 어렵진 않으니 쫄지 마시길 바랍니다. 문제가 아무리 지엽적으로 나와봤자 매 회차마다 프로그래밍 언어, SQL 부분만 다 맞춰도 5~60점은 나옵니다.

 

군대에서 복무하며 공부하시는 장병분들, 간부님들 모두 힘드실텐데 다들 파이팅입니다..